스페인 패배의 장면에서, 대한민국과 아르헨티나 전의 모습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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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이변이 일어났다. 혹자는 끝판왕이라 일컫던 스페인(FIFA랭킹 2위)이 스위스(FIFA랭킹 24위)에게 0:1 패배를 하고 말았다.
많은 기사에서 두 팀사이의 전적이나 특이사항을 소개했으므로 각설하고, 스페인의 패인을 분석해본다.


- 경기 간단 요약

스페인은 짧은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뒷공간을 노리는 전술을 주로 사용한다.
경기는 스페인의 전술대로 미드필드진들은 계속해서 짧은 패스를 주고 받으며 기회를 노리고,
나머지 공격수나 미드필더들은 공간을 향해 달렸다.
스페인은 더더욱 거세게 몰아쳤고, 피케가 뒷공간을 파고들어 골과 가까운 장면을 만들기도 했다.
몇 차례 좋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항상 골을 넣던 장면과는 거리가 먼 중거리슛이 대부분이였다.


스위스는 수비와 미드필더 간격을 좁히면서 역습을 노리는 전술을 들고 나왔다.
스위스는 중앙선 바로 아래부터 볼을 잡으면 압박을 시작했고, 이니에스타에게는 특별히 거친 태클까지 보너스로 선물했다.
전반적으로 스위스는 선후비 후역습의 정석플레이였다. 스위스는 전반에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후반에 역습으로 한방을 노리는 작전으로
나온 것 처럼 전반전에는 수비에 집중하는 모습이였다.
스위스의 작전은 후반 초에 역습에 성공하며 1골을 넣었다.



- 스페인이 힘을 못쓴 이유는 무엇일까?

1. 선수들의 집중력
우선 전술적으로 스페인은 너무나 노출이 되어있는 팀이다. 그래서 모든 팀이 스위스처럼 포백과 미드필더의 간격을 좁히면서
공간을 틀어막는 전술을 들고 나오기에 스페인은 이런 전술을 깨트리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전술적으로는 문제가 없었지만, 이상하리만큼 스페인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상대전적에서 너무 앞선 팀이라 방심한 탓일까? 전체적으로 패스의 정교함이 떨어졌다.

내 기대에 부흥하지 못한 두명을 까보면,
비야는 뒷공간으로 돌아나가는 장면이 몇 차례 보이기도 했지만, 무언가 홀린 듯 결정적인 찬스를 허무하게 날렸다.
실바는 전체적으로 조용했다. 비야와 콤비플레이도 보이지 않았고, 공간침투도 효과가 없었다.


2. 선수교체
개인적으로 가장 큰 패인이 아닌가 생각한다.
헤수스 나바스는 사이드라인에 붙어서 크로스를 올리거나 돌파를 시도하는 전통적인 빠른 윙어스타일이다.
실바와 교체된 후 오른쪽의 나바스에게 집중적으로 볼이 투입됐다. 하지만 나바스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번번히 수비에게 막히는 크로스를 선사하고 말았다.

나바스의 교체가 실패인 이유는 나바스가 교체되고 난 후에 전술이 바뀌면서 공격옵션을 늘려 뒷공간을 노리는 형태의 패스가
계속해서 나왔어야 하지만 나바스에게만 의존했기에
스페인 선수들은 스위스 선수들에게 하드웨어에서 밀리기 때문에 크로스가 올라왔어도 헤딩골을 노리긴 힘들었다.
(물론 크로스가 제대로 올라온 적도 없었다.)

만약 크로스가 제대로 올라왔다면? 그래도 망했을 것이다. 나바스와 같이 교체된 토레스는 전혀 그 답지 않았다.
특히 1:1을 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볼 트래핑 실수는 정말 허무함 그 자체였다.
토레스는 아직 몸상태가 최고가 아닌 듯했다. 더 열심히 뛰어다녀야 했지만, 어느 순간 경기장에서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결론을 말하자면 스위스가 잘 했다기보다 스페인이 삽을 많이 펐기때문에 스위스가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
어떤 사람들은 스위스의 피파회장 때문에 편파판정으로 이겼다고 하는데, 난 하워드 웹 주심을 믿는다.
EPL 좀 보신 분이면 알겠지만, 빅4경기에 자주 나오는 주심이고, 항상 납득할 수 있을 때만 경고주는 심판이다.



-  대한민국은 벌써 가상 아르헨티나와 경기를 했다.
6월 4일 우리나라가 스페인과 평가전할때 왜 공격의지가 없었고, 왜 반코트경기를 당하며 유린(?)당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은 나바스의 벼락 슈팅으로 골을 먹었지만, 후반까지 탄탄한 수비력을 보였다. 박지성이 인터뷰에서 한 말을 보면 공격보다는
수비 전술을 시험하는 평가전이였이고, 충분히 성공했다. 자신감도 얻었을 것이다.
오늘 경기에서 그 때와 같은 수비력을 보여준다면, 대한민국 역시 이변을 보여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자블라니에 대해 평하자면,
자블라니는 감아차기가 전혀(?) 되지 않는 공이다. 스페인전에서도 감아차기가 안돼서 멀리 휭~ 날아가는 모습도 보였고,
다른 경기에서도 프리킥이나 슛팅 장면에서 홈런을 날리거나 아쉽게 빗나가는 모습이나, 나이지리아 전에서 메시가 삽을 푼이유도
감아차기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블라니는 대한민국 대표팀에게는 플러스가 될 수 있다. ㅋ


그나저나 남아공 사상 최초 개최국 16강 실패가 눈에 보이네요. 3:0이 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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